“한국 사찰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정성 들여 연꽃등을 만듭니다. 이렇게 색종이에 풀을 칠해 컵에 붙이면 연꽃등이 됩니다.”(서울 진관사 선의 스님)
“중국과 인도에서도 불교 사찰에 가봤지만 그냥 눈으로 보기만 했습니다. 한국 사찰에서는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좋습니다.”(관광객 루벤 바하르(68))
29일 오전 서울 은평구 진관동 북한산 기슭에 위치한 진관사. 이스라엘인 31명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연꽃등을 만들고 있었다. 이들은 한진관광이 외국인 관광객용으로 만든 ‘템플스테이(사찰 체험) 프로그램’ 참가자들. 그동안 서너 명의 외국인이 개별적으로 진관사를 찾은 적은 있었지만 이처럼 단체 관광객이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한진관광은 2월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과 손잡고 사찰 체험을 관광 프로그램으로 개발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을 위해 템플스테이를 관광 프로그램으로 만든 것은 국내 관광사 중 한진관광이 처음이다. 지난해 템플스테이를 체험한 14만893명 중 외국인은 1만9399명. 그러나 90% 이상은 국내에서 거주하고 있는 주한 외국인이다. 템플스테이가 단체관광 프로그램으로 개발돼 있지 않아 개별적으로 신청해야 하는 까닭에 잠깐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은 아무래도 뜸했던 것이다.
이날 관광객을 인솔하고 온 이스라엘 샤이바르일란관광사의 로닛 셀라 팀장은 “주변 국가와 차별화된 한국만의 관광 프로그램으로 템플스테이가 각광받을 것”이라며 “한국 템플스테이에 관심 있다고 답한 이스라엘 관광객의 비율이 94%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에도 네덜란드 관광객 21명이 강원도 평창 오대산의 월정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체험하고 돌아갔다. 외국인의 반응이 좋자 한진관광은 올여름 휴가철 성수기 때부터는 단순한 체험이 아닌 숙박 위주의 템플스테이도 개발하기로 했다. 진관사·월정사를 비롯해 화계사(서울), 법륜사(용인), 전등사(강화) 등 5곳에서 진행한다.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에서 적극적인 홍보활동도 펼치기로 했다. 해외 관광교역전에서 홍보 부스를 설치하고,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회의 참가자를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템플스테이는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로부터 “한국의 가장 성공적인 문화 체험 프로그램으로 경제적 효과가 높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진관광 조정현 국제여행팀장은 “정부가 2012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돌파를 목표로 잡은 만큼 템플스테이를 ‘킬러 콘텐트’로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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