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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광천을 환하게 비추고 있는 벚꽃들로 보는 사람 얼굴이 다 환해집니다. |
ⓒ 김종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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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봄이 드디어 제가 사는 서울에도 상륙했습니다. 회색빛 도시를 화사하게 비추는 벚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한 걸 보니 말입니다. 4월 중순이 넘었는데도 꽃샘추위의 기세가 어느 때보다 강해 아침, 저녁으로는 손이 다 시려 잔뜩 움츠렸는데 만발한 벚꽃을 보니 기운이 나네요.
서울에도 곳곳에 벚꽃나무를 많이 심어 놓아 꽃놀이 갈 곳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은 여의도의 윤중로 벚꽃길입니다. TV의 9시 뉴스에도 등장할 정도로 유명하다 보니 꽃구경 나온 사람들과 상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여의도에 갔다가 사람들에게 몇 번 치이면 벤치나 정자에 비스듬히 앉아 휘날리는 벚꽃들의 향연을, 짧은 봄날의 반가움과 아쉬움을 여유롭게 감상하고픈 마음이 절로 들지요. 그럴 때 찾으면 좋은 곳 중 하나가 한강으로 흐르는 지류 하천이자, 서울시 은평구와 마포구를 잇는 불광천 벚꽃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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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광천길 중간중간에 놓여있는 벤치와 정자에 앉아 편안하게 하는 벚꽃감상도 좋습니다. |
ⓒ 김종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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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벚꽃이 만발한 불광천길에서 주민들이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한가롭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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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한가로이 걸으면서 벚꽃 감상할 데 없을까 하시는 분을 위해 제가 사는 동네에 있는 불광천 벚꽃길을 소개합니다. 예년 같으면 벌써 만개했어야할 벚꽃이지만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이제서야 그 화사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벚꽃나무들도 이러다 4월을 넘기겠다 싶어 용기를 냈나 봅니다. 그 많은 벚꽃나무들이 이번 주 주말과 휴일(18일)에 일제히 꽃을 피웠네요. 겨울도 아니고 봄도 아닌 스산했던 동네에 드디어 생동감 느껴지는 봄기운이 스며 듭니다.
불광천 벚꽃길은 수도권 6호선 전철 응암역, 새절역, 증산역, 수색역까지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추천코스는 응암역에서 내려 바로 눈 앞에 펼쳐지는 불광천길을 따라서 수색역 방향으로 걷는 길입니다. 불광천 옆 산책로를 걸어도 좋고, 하천 위 도로 옆 인도를 걸으며 길게 늘어선 벚꽃을 감상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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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광천 산책길도 좋고 위의 도로 인도에서 벚꽃을 감상하는 것도 다른 느낌을 주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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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벚꽃이 피자 불광천에도 푸른 풀들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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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불광천길을 달리며 벚꽃을 감상하고 싶은 분들은 증산역에서 내리세요. 핸드폰으로 본인 인증을 한 후, 무료로 빌려주는 공공임대 자전거를 빌려서 타면 됩니다. 최대 4시간까지 탈 수 있으니 불광천 양쪽길을 왕복해도 되겠네요.
불광천 벚꽃들은 저녁에 오셔도 환하게 환영해줍니다. 길바닥에 깔린 하얀 할로등 조명 빛을 받은 벚꽃나무 밑으로 걷는 맛이 낮과 또다른 느낌을 줍니다. 낮에 피는 벚꽃들이 화사한 새색시 같다면 밤의 조명불빛에 피어난 벚꽃들은 도시의 농염한 여인같습니다.
저녁 때는 불광천에 설치된 분수대에서 색색의 물빛이 솟아오르고 까불거리며 춤을 추니 도시속의 꽃놀이가 더욱 흥겹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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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이 되자 불광천에 있는 작은 분수와 벚꽃이 화려하게 피어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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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밤벚꽃들이 산책로와 사람들을 뒤덮다시피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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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천은 마포구에 있는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역까지 이어지니 걸으면 전철 5정거장 거리를 걷게 됩니다. 마포구에 들어서면 불광천은 벚꽃에서 개나리꽃길로 노랗게 변신하니 오래 걸어도 그리 힘들게 느껴지지가 않네요. 불광천을 자주 찾는 뒤뚱거리는 오리들 모습도 귀엽고요.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앙증맞은 벚꽃잎들이 손바닥 위에 사뿐히 날아올 것 같은 봄날입니다. 그런 아련한 봄날의 한때를 불광천에서 한가롭고 여유롭게 즐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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